[범죄 사각지대 노인①]평생 모은 쌈짓돈 한순간에 뜯기고 눈물

범죄피해 노인 해마다 증가…’당해도 하소연할 곳 없어’
저출산·고령화·핵가족화에 건강·노후 걱정으로 쉽게 당해

[편집자주] 노인들이 범죄 위험에 처했다. 경찰청 통계에 의하면 범죄피해를 당하는 노인은 물론 범죄자로 전락하는 노인들도 해마다 늘고 있다. 노인들이 주체가 된 범죄의 성격도 갈수록 흉포화 경향을 보인다. 과거 공경의 대상이던 노인들이 범죄 사각지대에 놓여 있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고령화 사회가 더 심화되기 전에 범죄로부터 자유롭지 못한 노인들을 보호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뉴스1은 수많은 노인들이 범죄의 대상이 되거나 범자자로 전락하는 원인과 그같은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어떠한 대안이 필요한지 짚어본다.

보이스피싱에서 ‘떴다방’까지…노인 대상 범죄 사례

1. 경기 용인시에 거주하는 A(75·여)씨는 지난달 6일 경찰청 사이버팀 관계자로부터 한통의 전화를 받았다. ‘개인정보가 유출됐으니 현금을 찾아 집에 안전하게 보관해야 한다’는 내용의 전화였다. A씨는 자신의 무릎수술을 위해 어렵게 모아 둔 3000만원을 잃을 수도 있다는 생각에 곧장 은행으로 달려가 현금을 찾는 등 수화기 너머 관계자의 지시에 따랐다. 하지만 A씨와 통화했던 이는 실제 경찰관이 아닌 보이스피싱 조직원이었던 것. A씨는 금쪽같은 돈을 잃은 뒤에야 속았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돈을 되찾을 길이 없었던 A씨는 결국 무릎수술을 포기해야만 했다.

2. 경남 하동군에 사는 B(78)씨는 지난 여름 ‘행사장에 방문만 하면 라면, 설탕 등 생필품을 나눠준다’는 안내장을 보고 지인들과 함께 읍내로 나갔다. B씨는 “200만원짜리 수의를 절반가격에 판다”는 말에 솔깃했고 자녀들 부담을 덜어주려는 생각에 비상금으로 모아뒀던 돈으로 수의를 구입했다. 함께 간 지인들도 각종 매트와 건강팔찌 등을 구입했다. 하지만 B씨가 산 수의는 28만원짜리 중국산 수의였다. 이른바 ‘떴다방’이었던 것. 떴다방 일당은 올 7~9월 480명의 노인들을 속여 모두 1억7000만원 상당 부당이익을 챙겼던 것으로 조사됐다.

3. 경기 수원시에서는 이달 초 노인을 상대로 한 투자사업 사기단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이들은 “대기업 인터넷 카지노 칩 환전사업에 투자하면 큰돈을 벌 수 있다”며 노인들을 현혹했다. 이들의 사업에 투자했던 노인은 모두 229명에 달했다. 노인들은 적게는 100만원에서 많게는 2000만원까지 총 28억8000만원의 피해를 입었다.

최근 노인들을 상대로 한 사기범죄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전화금융사기부터 각종 투자사기에 이른바 ‘떴다방’까지 그 종류도 다양하다. 지능범죄는 대표적인 노인대상 범죄로 분류된다. 범죄에 속아 어렵게 모아뒀던 돈을 일순간에 잃게 된 노인 대다수는 “범죄수법을 몰랐다”거나 “주변인들을 너무 쉽게 믿었다”며 때늦은 후회를 한다. 자녀들이 피해사실을 알게 될 것을 걱정해 경찰에 피해사실 진술 자체를 꺼리는 노인도 많다. 주변에 제대로 된 하소연도 못한 채 좌절하는 노인이 태반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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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마다 증가하는 노인 범죄

연도별 60세초과 범죄피해자 현황. <경찰청 제공>. © News1

경찰청 통계에 따르면 60세 초과 지능범죄 피해자는 2010년 1만8115명에서 2011년 2만1428명, 2012년 2만4972명으로 해마다 3000명 이상씩 증가했다. 2014년 2만3914명으로 잠시 주춤했지만 지난해에는 2만9282명으로 피해자가 급증했다. 이처럼 노인들의 돈을 겨냥한 지능범죄가 줄지 않는데는 핵가족화와 고령화 사회, 또 그에 따른 건강중시 풍토 등에 기인한다.

핵가족화에 의해 대다수 노인들은 노년을 자식들에 의존하기보다는 스스로 노후자금을 마련해 놓는 경향이 두드러지고 있다. 퇴직 후 홀로서기를 위한 경제적인 자립을 도모하는 노인도 많다. 여기에 건강중시 풍토가 자리하면서 건강식품 등에 대한 노인들의 관심도 또한 높다. 노인들이 각종 투자사기와 떴다방 등 금전취득을 목적으로 한 범죄의 표적이 되는 이유다.

지능범죄 외에 노인을 대상으로 한 강력범죄, 폭력범죄, 절도범죄 피해 사례도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 강력범죄의 경우 2010년 988명에서 지난해 1059명으로 늘었고 폭력범죄도 2010년 2만2383명에서 지난해 2만5352명으로 증가했다. 절도범죄는 2010년 2만483명에서 지난해 2만4184명으로 3700여명 늘었다.

노인인구 많아지며 노인 대상 범죄도 늘어

노인을 대상으로 한 주요범죄가 해마다 늘고 있는 데는 저출산 고령화에 따른 노인인구 증가가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통계청 통계에 따르면 2015년 조사기준 65세 이상 노인은 662만400명이다. 이는 우리나라 전체 인구의 13.1%해당한다. 국민 8명 중 1명은 65세 이상 고령자인 셈이다. 경찰이 노인을 60세 초과자로 기준을 잡은 것을 감안하면 범죄피해 분류상 노인에 해당하는 인구는 더욱 많아진다. 노인인구가 많아지면서 노인을 대상으로 한 범죄가 늘고 있다는 이야기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노인대상 범죄 증가 현상을 노인인구 증가로만 치부해선 안 된다고 조언한다.

경기대 대학원 범죄심리학과 이수정 교수

경기대 대학원 범죄심리학과 이수정 교수

“노인들의 경우 젊은이들에 비해 범죄에 대한 인식능력이 다소 떨어진다. 대다수가 몰라서 당하는 경우가 많다. 노인인구 증가가 (범죄피해자 증가의)가장 큰 이유가 될 수 있겠지만 각종 사회현상에 의해 노인들이 범죄에 쉽게 노출되고 있다는 점도 간과해선 안 될 것.”

“현 세대에서의 노인들은 배울 기회가 적었을 뿐더러 사회적 경험을 통한 정보습득 기회도 많지 않다. 또 SNS에 대한 접근성도 떨어져 신종범죄에 대처하기가 어렵다. 동시에 반대로 퇴직 이후에도 경제활동에 나서는 노인도 늘면서 범죄 타깃이 되고 있다. 경찰뿐 아니라 정부나 지자체에서 관련 대책을 수립하고 적극적인 피해예방 활동에 나선다면 노인대상 범죄가 지금처럼 증가하지는 않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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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대학교 이동희 교수

17일 오후 서울 종로구 사직로 서울지방경찰청에서 열린 국회 안전행정위원회의 서울지방경찰청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유대운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질의하고 있다. 2015.9.17/뉴스1

유대운(새정치·서울강북을) 의원

“초고령 사회로 접어들면서 노인층에 대한 무관심이 심화되고 있고 노인문제 또한 사각지대에 놓이면서 범죄에 대한 대응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사회적으로 문제소지가 늘고 있다는 점에서 그 심각성을 인지하고 정부와 사회, 그리고 경찰이 함께 해결책을 모색해야 한다.”

[범죄 사각지대 노인①] 평생 모은 쌈짓돈 한순간에 뜯기고 눈물

| 기획·취재 |
(전국=뉴스1) 최대호 기자, 권혁민 기자, 조재현 기자
(sun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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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수희 기자(ysh@)